
“노후 준비, 숫자에 답이 있다”
연금은 ‘노후의 안전망’이라는 말이 익숙하다. 하지만 연금의 진짜 가치는 숫자에 있다.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돈이지만, 그 돈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내게 돌아오는 연금이 어떤 계산을 거쳐 산출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연금의 수학, 즉 미래가치(FV)와 현재가치(PV)라는 개념을 이해하면, 노후 준비의 전략이 달라진다.
정기 연금 vs 즉시 연금: 내 돈이 일하는 방식의 차이
연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적립식으로 오랜 기간 돈을 모아 나중에 연금으로 받는 ‘정기 연금’, 다른 하나는 목돈을 한 번에 넣고 바로 연금이 시작되는 ‘즉시 연금’이다.
정기 연금은 국민연금이나 연금저축처럼 10년, 20년 꾸준히 돈을 넣다가, 60세가 되면 매달 연금을 받는 구조다. 즉시 연금은 퇴직금이나 상속받은 돈처럼 목돈을 보험사에 맡기고, 다음 달부터 바로 연금이 지급된다. 둘 다 ‘연금’이지만, 계산 구조는 다르다. 정기 연금은 ‘적립’과 ‘지급’ 이자율이 모두 적용되고, 즉시 연금은 ‘지급’ 이자율만 적용된다. 즉, 즉시 연금은 내가 맡긴 돈을 얼마나 오래, 얼마씩 나눠 받을지에 따라 연금액이 정해진다.
연금의 수학: 미래가치와 현재가치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미래가치(FV)와 현재가치(PV)다. 미래가치는 지금부터 일정 기간 동안 돈을 불렸을 때, 미래에 얼마가 되는지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매달 30만 원씩 20년간 연 5%로 저축하면, 20년 뒤에는 약 1억 2천만 원이 된다. 이게 바로 미래가치다.
반대로 현재가치는, 앞으로 받을 연금액을 지금 시점에서 얼마의 가치로 환산할 수 있는지를 따진다. 예를 들어, 앞으로 20년간 매년 1,000만 원씩 연 5%의 이자율로 받을 수 있다면, 이 연금의 현재가치는 약 1억 2,500만 원이다. 즉, 지금 1억 2,500만 원이 있다면 20년간 1,000만 원씩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공식은 간단하다.
- 미래가치(FV):
FV = P × [(1 + r)^n - 1] / r
- 현재가치(PV):
PV = A × [1 - (1 + r)^-n] / r
여기서 P는 매번 저축하는 금액, A는 매번 받는 연금액, r은 이자율, n은 기간(회차)이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어떻게 계산될까?
국민연금은 대표적인 정기 연금이다. 20년 이상 꾸준히 보험료를 내고, 60세가 되면 매달 연금을 받는다. 국민연금공단은 가입 기간, 평균 소득, 연금수급 개시 연령 등을 반영해 연금액을 산출한다. 예를 들어, 30년간 월 20만 원씩 보험료를 낸 사람이 65세에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매달 약 80만 원(2024년 기준)을 수령할 수 있다. 이 금액은 복리로 불어난 적립금의 미래가치와, 앞으로 받을 연금의 현재가치를 반영한 결과다.
개인연금은 더 다양하다. 연금저축, IRP(개인형 퇴직연금)는 정기 연금 구조다. 10년, 20년 적립 후 만기 시점부터 연금을 받는다. 즉시연금보험은 퇴직금 등 목돈을 맡기고 바로 연금을 받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1억 원을 즉시연금에 넣고 20년간 연 5%로 받는다면, 매년 약 800만 원씩 받을 수 있다. 물론, 실제 연금액은 이자율, 보험사 수수료, 기대수명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진다.
연금 수령 시점, 전략이 달라진다
연금은 수령 시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국민연금은 60~65세에 받는 것이 표준이지만, 55세부터 조기 수령도 가능하다. 다만, 조기 수령을 선택하면 연금액이 5년 일찍 받는 대신 30% 이상 깎인다. 반대로, 수령을 늦추면 연금액이 더 늘어난다. 개인연금도 마찬가지다. 연금을 일찍 받으면 기간이 길어져 매달 받는 금액이 줄고, 늦게 받으면 매달 받는 금액이 늘어난다.
연금의 수학, 노후를 바꾼다
연금은 단순히 ‘받는 돈’이 아니다. 내가 언제, 얼마를, 어떤 방식으로 받을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미래가치와 현재가치, 그리고 연금의 계산 구조를 이해하면, 내게 맞는 연금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중요한 건, 숫자를 정확히 이해하고, 내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노후 준비, 숫자에 답이 있다. 연금의 수학을 이해하는 순간, 내 노후의 그림도 달라진다.

한국대출소비자 보호센터의 편집인입니다.
– 시중 5대 은행 15년 근무
– 2012년 AICPA 취득
–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 한국경제, 매일경제 등에 칼럼 게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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